이글을 쓰기가 부끄럽지만 삼천배 수행을 처음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못쓰는 글이지만 몇자 적어본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깨달음의 마음을 내는 그 안에 이미 깨달음이 성취되어 있다” 법성게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제가 삼천배를 처음 한날이 딱 10년전 7월 그 해도 기억에는 올해 여름처럼 엄청 무더운 여름이라 기억한다. 불교에 입문하여 일요일에 법회만 참석하고 집에서 불교 관련 책을 빌려 읽는 정도였다. 불교대학을 졸업하면서 도반들 중에는 불교의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절 수행법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다.
제가 다니는 절에서는 매주 법회시 관음정근을 하는 시간에 20분정도 절을 하지만 많이 해보아야 200배 정도이고 집근처 절에서 매월하는 참회 법회에서 1,080배를 몇 번 경험한게 전부이다. 이때 절을 하면서 정말 힘든 이것을 왜 하는 것이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하고 나면 묘한 감정과 환희심에 중독이 되어 가는 시기에 말로만 듣던 삼천배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이 들기 시작하던 때라 불교대학 동기 모임에서 한 보살님이 삼천배를 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나도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주위 절에서는 하는 곳도 없고 어디서 하는지 몰라 인터넷을 뒤져 삼천배하는 곳을 찾아보니 성철큰스님이 계셨던 가야산 해인사 백련암에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삼천배를 한다는 것을 찾았다. 삼천배를 주관하는 것은 놀랍게도 절에서 주관을 하는 것이 아니고 카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 놀랐다.
드디어 2013년 7월 준비물을 챙겨 흥분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가는 길이 휴가철이라 고속도로는 급한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답답하기만 하다. 88고속도로를 접어드니 점입가경 고속도로가 아니고 국도보다 차가 더 막힌다. 도착예정 시간보다 늦게 떨리는 마음으로 오후 3시 반에 백련암에 도착했다. 일찍 간 이유는 저녁 7시부터 삼천배를 시작하는데 초심자는 미리 해 놓으면 쉽다는 말을 들고 일찍 절을 해 놓기 위함이었다.
백련암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성철큰스님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니 여 마로 왔노”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법당과 성철큰스님의 존상이 모셔진 고심원에 들러 참배하고 오늘 삼천배 할 장소인 관음전으로 내려오니 두 부부가 열심히 절을 하고 있었다.
나도 옆에서 삼천배가 시작되기 전 절을 해 놓기 위해 좌복을 펴고 절을 시작하니 폭염에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삼백배를 마치고 나니 운영자들이 오기 시작하고 삼천배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 관계로 미리 해 놓을 절도 많이 못하고 운영자들과 삼천배 준비를 했다. 저의 첫 삼천배는 보기 좋게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다음날 다리는 걸을 수 없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는데 3일 정도 지나니 묘하게 삼천배가 그리워지고 있었다. 이때부터 중독되어 매월 삼천배하는 날이 기다려졌다.
처음에는 창원에서 혼자서 삼천배를 다니다. 우연히 부처님오신날 행사 전날 절에 봉사활동을 하다 창원 삼천배팀을 이끈 ㅇㅇㅇ보살님을 만나 아비라카페로 옮겨 코로나로 삼천배를 못하게 되기전까지 거의 매월 백련암에서 삼천배를 하고 사는곳 인근 절에서 매월 1,000배, 매주 500배 신명나게 절을 한 기억이 난다. 코로나 이후 절하는 것을 그만 두었지만 오랜만에 지난해 가을 성철큰스님 열반 추모제 3,000배에 참여했지만 1,000배 후 포기하고 지금까지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지금은 여러 가지 핑계로 절은 하지 않지만 항상 마음은 매월 백련암으로 달려가고 있고 단톡방에 올려주시는 사진으로 소식을 접하는데 빨리 마음을 다잡아 더 늙기전에 다시 한번 신심을 일으켜봐야 하지 않을까 다짐해보며 그날이 빨리 올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야 겠다.
그동안 7~8년 정도 삼천배, 천배, 오백배를 꾸준히 하면서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부처님의 가피를 많이 받은것 같다. 큰딸은 대학을 졸업하기전 공무원에 합격하고 작은딸은 본인이 하고 싶은 간호사가 되기 위해 어렵다는 간호학과로 편입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서는 제 혼자 삼천배를 하였지만 아내도 같이 하게 되었고 아내는 아직도 집에서 일과를 꾸준히 하고 있고 딸들도 가끔씩은 백련암에서 삼천배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삼천배를 하려 다닐 때 누군가 “삼천배를 하는 사람 옆에만 있어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불자라면 궁극적 목표인 성불을 얻는 것이지만 우리 중생들에게는 우선 가정에 행복과 건강 그리고 소원하는 바를 이루는게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나를 위한 기도였다면 이제 큰스님 말씀 처럼 “남을 위해 기도”하고 성불 할 수 있도록 진정한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성철대종사 열반일 추모사리탑 삼천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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